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시대를 마주한 구글의 자세
11월 25일
ⓒ 지디넷코리아, 임민철 기자 | imc@zdnet.co.kr
‘안토스’로 매끄러운 워크로드 이전, 앱 현대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지원
기업 IT환경에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개별적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해 운영하고 관리하는 방법론과 도구는 성숙기에 들어섰다. 하지만 IT담당자의 고민은 한층 더 깊어졌다.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레거시 IT 인프라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여러 서드파티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함께 쓰는 '멀티 클라우드' 시나리오를 지원해 달라는 요구사항이 대두된 탓이다.
왜일까. 기업은 IT 인프라 혁신을 원한다. 과거 필요에 따라 보유하고 관리해 온 IT 자산을 더 비용 효율적으로 계승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소재한 지역과 참여하는 산업에 따라 세분화된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동시에, 더 나은 비즈니스 경쟁력을 갖출 기반 또한 확보해야 한다. 결국 해법은 자체 IT 인프라를 최적화하고 다수 클라우드 사업자별 상이한 강점을 취사 선택해 함께 쓰는 것으로 수렴한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지난 10월 발표한 '클라우드 도입: 아태지역 6개국의 도약(Ascent to the Cloud: How Six Key APAC Economies Can Lift-off)' 보고서에서도 많은 기업이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여러 서드파티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멀티 클라우드), 또는 기업 자체 목적에 따라 스스로 운영하고 사용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또는 이런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자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으로 이전했다고 지적한다.
BCG에 조사를 의뢰한 구글 클라우드의 사업 전략은 이 보고서의 현황 진단과 마찬가지 관점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 클라우드는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활동과 이에 따라 구성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자사와 경쟁사가 제공하는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를 취사 선택해 쓰는 기업에 구성되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을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환경 지원 전략을 상징하는 기술로 쿠버네티스 애플리케이션 관리 플랫폼 소프트웨어 '안토스(Anthos)'를 꼽을 수 있다. 올해 4월 미국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에서 안토스는 기업이 자체 서버에 설치한 쿠버네티스와 구글 클라우드 및 다른 서드파티 사업자의 퍼블릭 클라우드에 구성된 쿠버네티스 클러스터를 함께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툴로 소개됐다.
구글 클라우드가 기업의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이 가능하면 자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에 자리잡기를 원치 않을 리 없다. 그럼에도 모든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오로지 GCP에 맡길 기업만 바라보기보다는, 실용적인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인프라를 지원하는 게, 결국 이 시나리오를 고민하는 대다수 기업을 GCP의 고객사로 끌어들일 기회라고 판단한 모습이다.
현재 구글은 세계 각지 기업 사용자와 개발자들에게 '무료 등급(Free Tier) GCP'라는 이름으로 GCP 클라우드 서비스의 체험 기회를 열어 놓고 있다. 무료 등급 GCP 서비스는 12개월동안 모든 GCP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300달러짜리 크레딧을 제공받는 '12개월 무료 체험판'과,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GCP 서비스 리소스에 제한된 접근 기회를 월별로 제공받는 '항상 무료' 체험 프로그램, 두 가지로 제공된다.
■ 멀티클라우드 시대를 위한 쿠버네티스 컨테이너 플랫폼 기술
안토스는 구글 클라우드가 완전히 새로 선보인 제품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7월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이라 소개된 기술이 발전한 결과물이다. 당시 이 기술은 관리형 '구글 쿠버네티스 엔진(GKE)'과 'GKE 온프렘(GKE On-Prem)'과 관리형 '이스티오(Istio)' 서비스 등을 결합한 제품이었다. GCP 고객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지원이 기존 역할이었다.
GKE는 GCP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쿠버네티스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이다. 기업이 쿠버네티스 클러스터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관리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게 GKE다. 기업은 GKE를 통해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컨테이너 애플리케이션 구동과 운영에 필요한 쿠버네티스 클러스터의 증설과 로드밸런싱을 실행할 수 있다. GKE 온프렘은 GKE와 동일한 기능 및 환경을 기업의 온프레미스 환경에 구축해 쓸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설치형 쿠버네티스 엔진 소프트웨어 제품이다. 이스티오는 컨테이너가 배포되는 환경에서 트래픽과 API 호출을 모니터링하고 미세조정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서비스 메시' 기능을 제공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안토스는 이 새 이름을 얻은 뒤 경쟁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기술이 됐다. 안토스 구성요소는 마이그레이트 포 안토스(Migrate for Anthos), 멀티클러스터 매니지먼트(Multi-cluster management), 스택드라이버(Stackdriver), 클라우드 런(Cloud Run), GCP 마켓플레이스 기반 쿠버네티스 앱(Kubernetes apps on GCP Marketplace), 트래픽 디렉터(Traffic Director), 안토스 서비스 메시(Service Mesh) 등을 포함한다.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양승도 커스터머엔지니어링 총괄은 "GKE와 GKE 온프렘을 모두 사용하고자하면 기업은 구글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의 쿠버네티스 클러스터를 따로 관리해야 하는데, 안토스는 두 환경을 통합 관리해 주는 플랫폼"이라며 "안토스는 온프레미스와 구글 클라우드 환경뿐 아니라 타사 클라우드 서비스의 관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클라우드 측은 "안토스는 '활기를 불어넣는' 능력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면서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에서 어느 단계에 있든, 워크로드를 어디에서 구동하든,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비즈니스 전략에 활기를 불어넣어 안전하고 민첩하며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글 클라우드의 목표를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멀티 클라우드 대응이 주요 목표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금융사 HSBC는 구글 클라우드가 선보일 신기술을 고도화하고 실용성을 테스트, 검증하기 위한 작업에 동참했다. HSBC는 앞서 GKE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두고 기존 온프레미스 영역에 GKE 온프렘 기반 대규모 인프라도 운영 중이었기 때문에, 둘을 함께 다뤄야 하는 안토스를 몇달간 테스트하기에 맞춤 상대였다. HSBC는 안토스의 하이브리드 기능을 검증하기 위해 GKE 온프렘 기반의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경험은 2019년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에서 ‘론칭 파트너’ 사례로 소개돼 현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HSBC같은 기업이 IT인프라를 현대화하기 위해 기존 온프레미스 환경에 컨테이너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GCP 퍼블릭 클라우드와 함께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활용 과정은 어땠을까. HSBC가 GCP를 중심으로 진행한 클라우드 도입의 세부 진행 이력과 내용을 들여다보는 대신, 다른 산업 분야와 클라우드 관련 기술 및 전문 인력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도 참고할 수 있을만한 정보를 정리해 소개한다.
■ 구글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지원 방법론
기업은 주요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베이스, 그 운영 자원을 클라우드 영역으로 옮기기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속적으로 자체 인프라를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목표로 삼거나, 최종적으로 완전한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하되 장기적인 과도기 환경을 운영하려 하거나,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의 마이그레이션 작업은 불가피하다.
구글 클라우드는 자사 퍼블릭 클라우드를 채택한 고객사에게 좀 더 비용 효율적인 과정과 수단을 통한 마이그레이션 시나리오를 지원한다. 회사측이 강조하는 구글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의 강점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터커넥트 전용망의 고대역폭, 가상머신(VM) 워크로드를 컨테이너화하는 솔루션과 서비스, 마이그레이션 작업의 선행 단계에 필수인 자산평가 작업, 구글 클라우드 엔지니어의 전문 서비스 등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고객이 직접 운영중인 온프레미스 네트워크와 구글 클라우드 네트워크간의 전용 연결을 지원하는 인터커넥트(Interconnect)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연결을 통해 초당 100기가비트(Gbps)를 전송할 수 있다. 기업이 온프레미스 인프라에서 테라바이트, 페타바이트 규모의 빅데이터를 수집, 저장해 분석하던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해야 한다면 1Gbps 또는 10Gbps 수준의 네트워크 환경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 이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온프레미스 애플리케이션을 마이그레이션할 때 기존 구동환경을 그대로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을 원하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워크로드 속성을 현대화하려는 기업도 있다. 워크로드가 복잡할 경우 이를 수작업으로 매끄럽게 완수하는 일은 매우 어려워진다. 구글 클라우드는 앞서 소개한 안토스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마이그레이트 포 안토스로 VM웨어 가상화 또는 GCE 환경의 VM 워크로드 컨테이너화 및 마이그레이션 자동화를 지원한다. 앞서 '벨로스트라타(Velostrata)'라는 기업을 인수해 확보한 기술로 구현된 툴이자 서비스다.
기업은 마이그레이션을 실제로 진행하기 전에 IT 자산평가(assessment) 단계를 밟아야한다. IT 자산평가는 온프레미스에서 어떤 IT 환경이 구축돼 있었고, 무엇을 어떻게 옮겨야 할지 제대로 파악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이런 작업을 스스로 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이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건 아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고객사에 전문 파트너 기업의 IT 자산평가 소프트웨어와 방법론을 지원한다.
양승도 총괄은 "기업은 구글 클라우드 협력 파트너인 '스트라타존'이나 '클라우드피직스'같은 기업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마이그레이션을 위한 IT자산평가를 꼼꼼하게 수행할 수 있고, 실행 방법론을 제안할 수 있는 리포트도 받을 수 있다"며 "구글 클라우드는 이들 기술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기존 IT 환경에 대한 무료 검색 및 평가 도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는 GCP 고객 기업 가운데 투자여력이 제한된 조직에게 특히 매력적인 혜택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선 대기업뿐아니라 다양한 규모의 중소중견 기업 조직에서도 멀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나리오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자체 클라우드 전문 인력과 신기술 투자 여력이 제한된 이들 조직을 위해 '프로페셔널 서비스 오거나이제이션(PSO)' 오퍼링과 같은 구글 클라우드 소속 엔지니어의 밀착 지원도 유용하겠지만, 산업별 고객 접점을 많이 보유한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업체의 역할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실제 구글 클라우드는 한국에서 서울 리전 론칭과 함께 국내 기업 클라우드 시장 입지 확대를 가속하고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면, 주요 매니지드 서비스 사업자(MSP) 파트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단순 리셀러 역할을 넘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 고객들에게도 GCP의 모든 장점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게 메가존과 베스핀글로벌같은 구글 클라우드 MSP 파트너의 핵심 역할 중 하나라는 판단이다.
* 이 기사는 구글 클라우드 후원으로 작성된 연재 기획의 일부분입니다. 앞서 게재된 기사 [④구글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을 현대화하다] [③구글표 AI 기술, 누구에게 어떻게 제공되나], [②구글 클라우드, 칩부터 라이브러리까지 AI 맞춤 설계], [①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한국 기업 시장에 손짓]을 먼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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