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G 블로그 | 오픈소스가 HP를 구할 수 있을까?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2-08-02 15:29:32
2012년 07월 17일 (화)
ⓒ ITWorld, Simon Phipps | InfoWorld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HP는 그동안 오픈소스의 후원자였다. 데비안 GNU(Debian GNU)/리눅스 보급에 계속 기여해 왔고, 유명한 데일 가비(Bdale Garbee)를 비롯해 데비안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몇몇 사람들을 채용하기도 했다.
HP는 이 밖에도 많은 소규모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거버넌스와 커뮤니티 활동 노력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런 커뮤니티 참여 활동과 리눅스 기반의 HP 프린터를 구현 하는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픈소스는 HP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행히도 취약한 WebOS 때문일 수도 있다).
7월 셋째 주, 필자는 포틀랜드에서 열린 OSCON에서 HP 오픈소스 프로그램 부문 디렉터 필 로브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실 지난 해 로브와의 대화는 유익하지 못했다. 로브는 WebOS가 HP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다. 그러나 필자가 기사를 쓸 무렵, WebOS 제품 자체가 취소됐다.
로브는 이후에도 직책을 유지했지만, HP 랩에서 법무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로브는 이번 컨퍼런스에 현재 오픈소스 전략 및 지적재산 부문의 법무 부책임자인 에일린 에반스의 지시로 참가했다. 에반스는 과거 썬의 핵심 변호사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HP와 오픈스택 클라우드
대화 주제는 HP가 출시한 새 클라우드 서비스였다. HP는 지난 4월 최고 회원 자격인 플래티넘 회원으로 오픈스택에 가입을 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후 HP 클라우드 브랜드에 오픈스택 플랫폼을 도입해 출시했다.
HP는 OSCON 행사에서 HP 클라우드와 관련해 상용화 단계의 2개 서비스를 공개했다. 그리고 3개월 동안 20달러의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HP 클라우드는 아직은 상징적으로 완벽하게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몇 개월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됐든, HP는 아마존닷컴과의 경쟁은 물론 오픈스택을 중심으로 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모두에 진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HP 클라우는 아직 완벽하게 구현되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미 상용화 단계 품질의 객체 스토리지와 콘텐츠 전달 기술을 확보했다. 또 컴퓨팅, 블록 스토리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데이터베이스는 MySQL 기반으로 페르코나(Percona)를 사용한다고 들었다.
클라우드 상용화가 놀랄 만큼 빨랐던 이유는 오픈소스 코드를 사용한 덕분이다. 이 분야의 선구자인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이다. HP는 SLA를 통해 이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예를 들어, 가용성이 어떤 식으로든 손상되면 즉시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한다. 이런 SLA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인력도 확충했다. 오픈소스 분야의 베테랑인 브라이언 에이커를 클라우드 서비스 팀의 책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채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역시 이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오픈소스이다. HP는 오픈스택 플랫폼을 채택했다. 따라서 고객들은 퍼블릭 클라우드 성장에 발맞춰 자유롭게 공급업체를 선정할 수 있다. 특정 서비스 공급자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 업체들 간의 호환성이 높아지면 특정 공급업체에만 의존했다가 서비스가 중단되어 초래되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이번 OSCON 행사에서 마크 셔틀워스가 키노트에서 시연해 보였듯이 캐노니컬의 클라우드 프로비저니밍 및 관리 툴인 주주(JuJu) 같은 툴을 이용해 여러 공급업체의 서비스를 혼용할 수도 있다.
이는 기업용 시장에서 오픈소스가 나갈 방향이다. HP는 자유로운 소프트웨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이득을 챙길 수 있다. 단기간에 최첨단의 종합적인 기능을 가진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업체와 관련된 자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픈소스의 4가지 자유를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이전할 수 있다.
오픈소스에 중심을 둔 혁신
로브와 에반스의 부서 변화가 중요한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과거 HP의 오픈소스 프로그램 부문은 소프트웨어 제품 활동과는 거리를 뒀었다. 로브는 자신의 역할을 바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내부 오픈소스 활동을 조율하고, 외부 활동에서 HP를 대표하고, HP의 오픈소스 참여 부문이 일관되게 오픈소스에 접근하도록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로브의 법무팀 배치와 에반스의 부임은 멕 휘트먼 CEO가 주도하는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휘트먼은 전임자들보다 오픈소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프트웨어 자유'를 바탕으로 탄력적인 운용과 가격 관리를 구현한 이베이에서의 경험 때문일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던 에반스와 로브는 자신들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는 상사와 일을 하게 됐다.
보수적인 HP는 많은 곤경을 맞아왔다. 마크 허드의 몰락, 그 뒤를 이은 레오 아포테커의 무작위 전략 변화로 인한 생존 위기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HP 클라우드는 오픈소스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고, 휘트먼은 오픈소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필자에게 HP를 구할 진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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