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학-산업계 삼위일체…글로벌 `SW 초강대국` 실현
2013년 04월 24일 (수)
ⓒ 디지털타임스, 김지선 기자 dubs45@dt.co.kr
미 정부, 과기분야 막대한 자금 투입
연방기금 통해 우수인재 적극 육성
산학 협력으로 SW산업 기초 다져
■ SW가 미래다-SW강국, 미국서 배운다
미국 경제가 1980년대 경기 불황의 어둠을 뚫고 1990년대 다시 부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 으로는 소프트웨어(SW)를 중심으로 한 IT산업의 영향이 크다. 1960년대부터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정부와 주요 기술과 인력 배출을 담당한 대학, 이를 국내외 적극적으로 알려나간 산업 즉, 정부-대학-산업계의 삼위일체가 미국 SW산업뿐 아니라 경제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국방으로 시작한 투자..SW산업 밑거름 제공=미국의 SW 진흥 정책은 과학 진흥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트루먼 대통령은 1950년에 국가과학법을 발표, 과학의 발전이 국민의 건강과 번영, 부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쟁도 미국의 과학 기술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전쟁은 미국 과학기술 정책에 있어서 국방 기술을 최우선 순위로 정하게 했고, 더불어 소련과 맞붙은 우주탐사 열기도 과학기술분야에 있어 막대한 자금 투입의 원동력이 됐다. 이 시기에 세계 최초 컴퓨터인 `애니악'을 개발한 것을 비롯해 IBM 등 민간 컴퓨터 기업이 성장하고, 컴퓨터학과가 창설하는 등 컴퓨터 분야의 기초 틀을 다졌다. IBM도 1950년대에 이뤄진 연구개발의 50%를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등 IT분야에 대한 연구개발비를 대거 투입했다.
1980년 들어 미국의 산업경쟁력 악화와 재정적자는 미 정부로 하여금 정책 변화를 유도했다. 그동안 개발한 신기술들을 상업화시켜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자는 움직임이 시작됐고, 1980년대 정부의 투자로 개발된 기술의 스핀오프(창업)를 활성화시켰다. 대학이 기업에게 상업화를 위해 기술이전을 계속했고, 1986년 정부는 정부 기관과 연구소들이 산업계에 기술이전을 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법까지 개정했다.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글로벌 SW회사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1990년대 들어 탄력 받은 미 정부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민간부분에 연구개발비를 2700만달러를 투입했던 것을 1998년에는 3600만달러까지 늘리는 등 특히 민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미국 정부가 투자한 자금은 SW 기술과 산업이 탄생하는 출발점을 제공했다. 1950년대에 미 공군이 지원한 SAGE(Semi-Automatic Ground Enviroment)프로젝트는 소련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프로젝트였지만, 부산물로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탄생시켰다. 1960년대 미 국방고등연구기획청(DARPA)이 지원한 시간분할시스템 관련 연구와 MIT의 연구는 미니컴퓨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됐다. 1970년대 DARPA의 ARPANET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탄생시켰으며, 당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DB)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오라클, 인포믹스, 사이베이스 등 대형 DB회사를 탄생시켰다. 그래픽사용자환경(GUI) 연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 밑거름을, 미연방이 기초 연구에 투자한 자본으로 개발된 기술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넷스케이프사의 출현의 밑바탕이 됐다.
미 정부의 투자가 단순 자금 확대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그 효과를 보고 있는 성공 요인은 △기초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대형 시스템 구축 지원 △다양한 연구 기금을 통한 분산된 투자 △유능한 프로그램 매니저와 융통성 있는 경영구조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미 정부는 SW분야의 핵심인 `사람'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정부는 연방기금을 마련해 컴퓨터학과 석ㆍ박사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덕분에 1965년 6개에 불과했던 컴퓨터학과가 1975년 56개, 1995년에는 148개까지 늘었다.
◇대학과 산업계 협력으로 성장한 SW산업..현재진행형=정부의 오랜 기간 투자와 더불어 대학과 산업계의 협력은 SW산업에 기초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발빠른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SW산업의 밑거름이 되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역할은 연구중심대학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현장의 기업가와 함께 국가 어젠다 설정과정에서부터 참여해 연구개발 목표와 세부분야를 정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축적한 지식은 다시 산업계가 필요할 경우 라이선싱, 벤처 창업, 자문 등의 형태로 공유하는 등 대학과 산업계는 기술을 공유하며 동반성장했다.
특히 MIT, 스탠포드, 버클리, 카네기멜론 등의 대학이 SW분야에서 산학협동을 활발하게 수행했다. 이들 대학은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우수한 교수와 도서관 시스템을 보유하는 등 내부 역량 다지기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수십년간 쌓아온 산학협력 모델은 지금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산-학-관이 합동해 SW에 꾸준히 기술력을 쌓아온 미국도 최근 SW산업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있다. 중국, 유럽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I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이 과연 글로벌 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담보해나갈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는 국가 SW 전략 추진위원회(NSG)를 주축으로 2010년 `SW 2015' 략을 발표했다. △SW 신뢰성 개선 △SW 인력 교육 및 배치 △SW R&D 활성화 △SW 산업 혁신 강화 등 총 4가지 전략 과제를 선정해 SW 역량 강화에 다시한번 고삐를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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