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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마이크로소프트웨어

글: 박기한 | malangstudio.com / 2013년 7월호


<SMART & CONTENTS>

모바일과의 연계를 생각한 우분투 13.04

이번 시간에는 모바일 관점에서 코드명 ‘안달하는 꼬리감기 원숭이(raring ringtail)’인 우분투 13.04를 살펴보겠다. 특히 캐노니컬(Canonical)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우분투 터치 등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도 가늠한다.



그래픽 가속의 발전 및 퍼포먼스 개선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디바이스인 넥서스 시리즈를 보유한 독자들 중 실험정신과 얼리어답터 기질이 충만한 사람이라면 우분투 터치를 설치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분투 12.10에 기반을 두고 제작된 우분투 터치를 두고 개발자들의 의견은 ‘참신한 사용자 경험’과 ‘전반적으로 부족한 퍼포먼스’로 나뉘었다. 이를 인식해선지 캐노니컬은 우분투 13.04 버전에서는 Compiz나 LightDM 등을 활용해 전반적인 성능을 개선했다. 

실제로 우분투 13.04에 기반을 두고 개발된 우분투 터치는 이전 버전보다 성능이 향상됐음을 느낄 수 있다. 또 성능이 안정화되면서 다양한 시스템 앱들도 추가됐다. <그림 1>은 우분투 터치에 추가된 계산기다. 물론 데스크톱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AGIMP나 LibreOffice와 같은 것들은 사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 전환동작이 부드럽지 못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부분은 향후 캐노니컬이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본다. 물론 리눅스 환경에서는 그래픽 가속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리누스 토발즈가 공개석상에서 “특정 회사가 그래픽 드라이버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할 정도이니 불만의 수준을 알 수 있다. 



< 그림 1> 우분투 터치 13.04에 추가된 계산기


그나마 안드로이드는 최근 선보인 4.1 버전부터 프로젝트 버퍼(Project Butter)라고 해서, vsync나 트리플 버퍼링 등으로 애니메이션 처리나 그래픽 성능을 향상시킨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GPU들은 데스크톱이나 랩톱에 탑재되는 GPU보다 처리능력이 현저히 낮아, 기존 컴퓨팅 환경에 바탕을 둔 우분투에겐 상황이 좋지 않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앞으로 모바일 환경을 본격적으로 지원해야 하므로 이런 부분에 대한 좀더 세심한 지원이 요구된다. 

MTP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 시작
우분투 13.04에서 새롭게 추가된 것 중 하나가 MTP(Media Transfer Protocol)이다. 먼저 MTP에 대해 알아보자. MTP는 UMS처럼 미디어 파일을 전송하기 위한 규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됐으며, PTP(Photo Transfer Protocol)를 디지털 카메라 이외의 장치에서도 쓸 수 있도록 이동형 미디어 장치 전반으로 확장한 것이다. DCF, MS DRM 등의 유료 콘텐츠를 보호할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그렇지 않다. 

MTP는 윈도우에서 미디어 프레임워크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고,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와 밀접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윈도우 XP 서비스팩 2부터는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 10을 설치하면 운영체제상에서 네이티브로 지원한다. 하지만 OS X나 리눅스 등 다른 운영체제에서는 네이티브 수준으로 이 프로토콜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나마 OS X는 사용자들이 많아 클라이언트를 지원해줬지만, 안정성이 그리 좋지 않고 개선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갈 길이 아직 멀어 보인다. 

갤럭시 넥서스 이후에 출시된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디바이스들이 SD카드 영역과 데이터 영역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MTP를 채택했다. 하지만 기존 우분투에서는 MTP를 사용하는 디바이스들과 연결하려면 다른 apt-repository에 있는 비공식 패키지를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우분투 13.04부터는 MTP가 지원됨으로써 이제 파일들을 손쉽게 옮길 수 있게 됐다. 안드로이드가 아직까지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만큼 MTP를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다소 미숙한 부분이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위해서 기존 MTP이 지원하지 않았던 여닫기와 읽기/쓰기 등 확장된 기능을 적용했지만, 우분투 13.04에 적용된 gvfs는 이것을 완벽하게 지원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노틸러스에서 MTP로 복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파일을 여닫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마도 우분투 13.10에서는 추가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물론 이렇게 안 되는 기능이 있지만, OS X에서 구글이 제공하는 MTP 클라이언트가 굉장히 불안정하고 버그가 많은 것에 비하면 꽤 괜찮다고 평가된다. 

현재 개발자 프리뷰로 공개된 우분투 터치에서는 USB로 파일을 전송할 수 없다. 우분투 터치가 USB 저장소를 그냥 마운트할 것인지 아니면 안드로이드와 같이 MTP를 선택할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그림 2>는 안드로이드에서의 USB 연결 옵션이다. 기본적으로 MTP를 쓰지만, MTP 클라이언트를 쓸 수 없는 경우엔 그림이라도 옮길 수 있게 PTP도 지원한다.



< 그림 2> 안드로이드의 USB 연결 옵션


X 윈도우 시스템을 대체하는 미르
기존 리눅스들은 대게 GUI 환경에서 X 윈도우(X Window)를 사용했다. 이 시스템은 1984년 MIT에서 만들어진 이후 30년 가까이 사용되고 있다. 원래 X 윈도우는 현재의 모바일 환경이나 다중 모니터 그리고 3D 그래픽 등 점점 새로워지는 세상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OpenGL이 XAA 및 그래픽 드라이버와 바로 연결되는 것과는 달리 X 윈도우는 xlib을 거치기 때문에 더욱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X 윈도우 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웨이랜드가 나왔고, 캐노니컬도 이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캐노니컬은 미르(Mir)라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서버를 개발하고 있다. 캐노니컬 측은 미르가 멀티 플랫폼에 특화됐고, 보안면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다수 가지고 있으며, 기존 X 윈도우용 애플리케이션과 호환한다고 설명한다. 미르는 우분투 터치에도 반영될 예정이며, 캐노니컬이 지난 번 선보였던 우분투 스마트TV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미르는 애초부터 컨버전스를 목표로 만들어진 만큼 컴퓨터뿐 아니라 모바일과 스마트TV나 캐노니컬이 도전할 다양한 환경 등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미르 홈페이지에서는 미르 패키지를 안드로이드에서도 설치해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직 13.04에서는 시험적으로 미르를 적용했으며, 정식으로 채택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발표될 13.10이나 다음 LTS 버전인 14.04에서는 미르가 정식으로 채택돼, X 윈도우를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미르가 X 시스템에 대한 호환성을 가지고 있지만, 얼마나 유연하게 호환될지 우려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X 윈도우가 30년이 넘게 이어져 온 만큼 그 한계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으며, 다양한 대안들 중 하나로 미르가 선택되지 않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림 3>과 <그림 4>는 캐노니컬이 밝힌 미르에 대한 설명과 디스플레이 스택 구조다.



< 그림 3> 캐노니컬이 설명한 미르



<그림 4> 미르 기반 디스플레이 스택 구조


유니티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경험
GNOME2에서 처음으로 유니티(Unity)가 캐노니컬의 UI 및 UX로 적용됐을 때, 필자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이 유니티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Gnome Shell을 받아 사용하면서 유니티를 많이 비판했다. 하지만 그 당시의 유니티랑 지금의 유니티는 매우 다르다. 당시 몇몇 사람들은 모바일이나 기존 컴퓨팅 환경에서와는 다른 유니티의 사용자 경험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다. 

사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디자인을 망치는 범인은 바로 다양한 하드웨어 버튼들이다. 그래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허니컴부터 태블릿에서 이전 키나 홈 키 등과 같은 하드웨어 버튼들을 없애고 소프트웨어 키로 바꿨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하드웨어 키를 터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키로 변경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나 LG전자는 하드웨어 키를 고집하고 있으며, 그나마 LG전자는 좌측부터 메뉴 - 홈 - 이전 키로 된 구성을 안드로이드 표준인 좌측부터 이전 - 홈 - 메뉴로 바꿨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표준이 메뉴 키를 점점 지양하기 때문에 이 또한 올바른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화웨이의 펌웨어는 소프트웨어 키를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도록 변경했으며, 팬택은 웹 서핑 등을 할 때 소프트웨어 키가 작아져 버튼으로 내려가고, 화웨이처럼 소프트웨어 키를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다. 물론 그래도 불편한 건 사실이다. 

우분투 터치의 경우 화면 좌측에서 우측으로 스와이핑(swiping)하면 앱들이 나타나고, 화면 아래에서 위로 스와이핑하면 동작을 지정해주거나 검색 등을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이 익숙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iOS7에서도 아래에서 위로 스와이핑하면 컨트롤 센터(Control Center)가 나타나게 한 것으로 보아 이런 사용자 경험이 그리 나쁜 게 아니라고 여겨진다. 

또 좌측에서 우측으로 스와이핑해서 화면을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들에서 볼 수 있는 멀티윈도우의 사용자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상단 바를 내리는 것도 어느 쪽을 내리느냐에 따라 다양한 설정들이 나오는데, 안드로이드 4.2 기반 태블릿PC의 경우 좌측에서 내리면 일반 알림들이, 우측에서 내리면 다양한 설정 창들이 나타난다. 

하지만 우분투에서는 더욱 세세하게 특정 버튼을 위에서 아래로 내릴 때 각각 다른 설정들이 나타나도록 했다. 단순히 좌와 우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볼륨 버튼을 누른 채 아래방향으로 내리면 볼륨 설정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기존 데스크톱이나 우분투 스마트TV에서 꽤 많은 사용자들이 좋아했던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부분을 모바일 환경에 적용하면 더욱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 그림 5>를 보면 알겠지만 좌측에 멀티태스킹할 수 있는 바는 기본적으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스와이핑해야 열었다 닫을 수 있다.



< 그림 5> 우분투 터치의 멀티태스킹 바


다른 모바일 운영체제와의 싸움
우분투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모바일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와 iOS가 굳건히 버티고 있고, 재기를 꿈꾸는 윈도우폰과 RIM의 블랙베리가 있으며, 우분투와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는 삼성전자와 리눅스재단이 주도하는 리눅스 계열의 타이젠(Tizen)과 모질라에서 만드는 웹OS인 파이어폭스 OS가 있다.

그 중 타이젠은 인프라웨어에서 개발한 Polaris App Generator로 드로이드 앱 바이너리 apk를 컨버트해서 타이젠용 tpk 바이너리로 바꾼 다음 이를 타이젠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게 했다. 우분투도 이렇게 기존 안드로이드 앱들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신흥 운영체제들의 공통점은 모두 HTML5로 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파이어폭스 OS를 제외한 우분투와 타이젠은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오직 웹만을 써야하는 파이어 OS에겐 불리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HTML5 기술이 발전했다 할지라도 아직은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다. 

특히 파이어폭스 OS 자체가 저가 스마트폰들을 위한 운영체제이고, 지금까지 나온 파이어폭스 OS 기반 스마트폰들이 전부 낮은 사양의 싱글코어 칩셋들을 탑재한 것을 보면 속도적인 면에서는 파이어폭스가 뒤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타이젠의 경우 삼성전자가 바다라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운영체제에 기반을 두고 다시 만든 것이므로 앞으로 행보가 조금은 기대된다. 그러나 최근 개최된 삼성전자의 개발자 행사에서 타이젠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에 타이젠 기반 개발자들에게는 불안감을 준 게 사실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타이젠을 탑재한 디바이스가 없으며, 단지 개발자를 위한 테스트 디바이스만 두 개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분투 터치는 다른 모바일 운영체제와의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우분투가 절대적인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게 바로 PC와의 조화다. 우분투폰을 독에 꽂으면 PC용 환경에서 우분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최근 듀얼코어를 넘은 쿼드코어와 ARM의 big.LITTLE 및 인텔의 발전된 Atom 칩셋들의 높은 성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결코 모바일에만 우분투가 머물지 않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캐노니컬이 안드로이드폰을 독에 꽂아 PC용 우분투를 시연했고, 모토로라의 아트릭스(Atrix)는 랩톱 독이 커스터마이즈된 우분투였던 만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분투가 보여줄 PC 경험 활용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림 6>과 <그림 7>은 우분투폰을 독에 연결한 경우와 아트릭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랩톱 연결화면이다. PC 환경을 그대로 쓸 수 있는 만큼 충분히 매력이 있다. 



< 그림 6> 독에 연결된 우분투폰



<그림 7> 아트릭스를 독에 연결해서 스마트폰에선 안드로이드가, 랩톱에선 우분투가 작동하는 화면


더욱 매력적인 것은 우분투 터치는 비단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라 태블릿PC에서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현재 윈도우8 PC 중 다수가 컨버터블 PC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는데, 키보드와 태블릿을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선보였다. 이것은 우분투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모바일에서의 우분투가 점점 더 기대되는 것이다. <그림 8>은 최근 발표된 윈도우8 및 안드로이드로 듀얼 뷰팅이 가능한 컨버터블 PC 아티브Q다. 이처럼 기존에 컴퓨터용으로 경험을 쌓아온 우분투인만큼 향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을 넘어 컨버터블 PC 시장까지 활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그림 8> 윈도우8과 안드로이드가 설치된 컨버터블PC 아티브Q


정리하며
지금까지 2회에 걸쳐 우분투 13.04가 어떻게 달라졌고, 모바일과 어떤 연관성이 생겼는지 그리고 모바일 시장에서 어떻게 활약할지를 살펴봤다. 특히 캐노니컬이 모바일에 대해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컴퓨터용 우분투와 모바일용 우분투 모두가 어떻게 진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필/자/소/개/

박기한malangstudio.com

KAIST IP 영재기업인 교육원 4기생이며, 말랑스튜디오에서 알람몬이라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 리눅스를 좋아하며 안드로이드 펌웨어나 리눅스 커널 튜닝을 즐긴다. 아직은 다양한 것들을 배워보고 싶은 초보 개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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