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정보, 마음껏 쓰세요”
2012년 06월 22일 (금)
ⓒ 블로터닷넷, 정보라 기자 borashow@bloter.net
“공유하는 데이터는 연말이 되면 두 배로 늘 겁니다. 이제 어떻게 서비스를 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개발자 커뮤니티를 활성하는 걸 고민하고 있어요.”
서비스 업체 대표의 말일까. 아니다.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을 두고 황종성 서울특별시 정보화기획단장이 한 말이다. 정보화기획단장은 기업으로 치면 최고정보책임자(CIO)와 비슷한 자리이다.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을 내놓고 반응이 꽤 좋습니다. 행정데이터를 공개한 게 서울시가 처음은 아니지만, 홈페이지에서조차 공개 되지 않던 내부 행정정보의 가공하지 않은 원문데이터를 공개한 것은 서울시가 첫 사례입니다.”
▲황종성 서울특별시 정보화기획단장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은 서울시가 가진 공공데이터를 공개하기 위해 만든 웹사이트다. 지난 5월21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외부 개발자를 위해 마련된 네이버 ‘개발자센터’, 다음 ‘DNA’와 비슷한 곳으로 볼 수도 있겠다.
이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버스, 지하철, 공영주차장 실시간 운행정보와 이용정보, 수해 예방 상황 정보, 실시간 재설상황정보, 공공서비스 예약 정보, 부동사 공시지가 정보, 단수 지역 안내 정보, 도시 계획 정보, 사업체 조사 및 서울 서베이 통계 정보 등 서울시의 40종 918개 자료가 실시간 데이터제공 방식인 오픈API, 데이터세트로 얻을 수 있다.
서울시는 이곳에 공개하는 자료를 올 연말까지 60종 960개로 확대하고, 2014년에는 157종 12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에서는 민간에 공개하지 않던 행정정보 원문 데이터와 홈페이지에 보여주던 데이터의 원문 데이터, 버스 실시간 운행 정보 같이 이미 제공되던 서비스가 통합·확대돼 올라온다.
시민에게 행정 자료를 공개하는 데서 나아가, 찾아가기 좋도록 전용 웹사이트까지 만들었다니 환영할 일이다. 공공 정보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정부2.0 취지와 들어맞는 행보로 평가할 만하다. 내부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서울 서베이 통계 정보와 같은 건 내부에서 ‘공개해선 안 된다’란 의견이 많았어요. 우리는 원문 데이터를 토대로 추정식을 만들어 이 자료를 해석했는데 만약 원문 데이터가 공개돼, 사람들이 저마다 자료를 해석하면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지요.”
▲이미지 :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
서울시가 원본 데이터를 가공해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는데 한편에서, 그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는 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이다.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서울시가 낸 자료를 두고 ‘틀렸다’, ‘잘못 해석했다’라는 평가가 나올 건 뻔했다. 그래도 서울시는 데이터를 더는 독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자료를 여기저기서 중구난방으로 해석할 것이란 논란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논란 때문에 더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에 올라오는 데이터가 어떻게 쓰일지, 누가 쓸지, 얼마나 쓰일지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2011년 12월부터 했으니 대내외에 알릴 만한 사례가 있을 법한데도 서울시는 ‘이렇게 쓰였어요’라고 알리지 않는다. 미리부터 ‘여기 자료는 이렇게 써야 제맛’이란 인식을 심고 싶지 않은 것일까. 하지만 기대하는 모습은 있다. 서울시가 공개한 데이터를 기업이나 단체뿐 아니라 1인 개발자와 같은 일반 시민이 활용하는 것 말이다.
여기에는 조건이 하나 붙는다. 앞으로 서울시는 시민에게 모든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대신 기업이나 단체, 시민이 직접 만들도록 조금 발을 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데이터를 공개하는 보람이 없다.
이 말에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겠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애플을 떠올려보자. 이 3개 플랫폼은 각 회사가 직접 하는 대신 조금 빗겨선 전략을 택했는데 그 덕분에 서비스가 풍성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도 좌판만 잘 마련하면 모든 걸 직접 해야 한다는 부담은 덜고, 시민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절로 등장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 웹사이트
“민간에서 많이 활용할수록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되겠죠. 서울시민이 IT는 어렵다며 서비스만 받는 데서 생각을 바꿔서 단순하지만 스스로 서비스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 어떨까요. 정부가 바뀌고 시민이 바뀌고, 서로 공유하는 변화가 일어나는 때가 오면 지금 서울시가 정보를 개방하는 변화의 마지막 점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은 개인, 사업체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열렸는데 데이터를 내려받거나 API를 이용할 때 약관에 동의해야 하는 점은 번거롭다.
황종성 단장은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다면서 “회원가입과 약관 동의 절차는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이 널리 쓰이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라며 “정부가 데이터를 제공하다 중단했을 때 소송이 제기될 것을 염두에 두고 책임을 물지 않겠다는 약속을 미리 받으려고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에 관한 정보는 해당 웹사이트와 ‘열린데이터광장 개발자모임’에서 찾을 수 있으며, 서울시는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TV 앱 공모전을 8월31일까지 진행한다.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뿐 아니라 앞으로 정부가 더 많이 공개할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을 같이 공부하자는 웹사이트도 있으니 참고하자.
▲서울 열린 데이터 광장에 올라온 정보와 오픈소스 지도 ‘오픈스트리트맵’을 활용해 만든 서울AtoZ프로젝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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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11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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