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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개발자들은 '티맥스OS'에 등을 돌렸나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6-04-26 14:18:49

2016년 04월 22일 (금)

ⓒ 블로터닷넷, 박민우 기자



내 타임라인에서 많은 분들이 “왜 개발자들이 이렇게 티맥스OS를 싫어하나”라는 질문을 하셨다. 그에 대한 내 생각.


많은 개발자들은 이번 ‘티맥스OS’ 발표를 보면서 많은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티맥스는 훌륭한 데이터베이스와 미들웨어를 만드는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업체인데, 왜들 이렇게 티맥스OS를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걸까?


제품이 시연 중에 재부팅됐다거나 완성도의 부족과 같은 것들은 어쩌면 새로운 OS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개발자들이 지적한 부분은 오픈소스를 사용하면서 그것이 마치 숨겨야 하는 것인 듯하는 것,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 개발했다는 듯한 발표에 반감을 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문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양복 입은 발표자, 교수님의 축사,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발표까지 보고 등을 돌렸다.


현실적으로 OS와 오피스를 포함한 그 생태계를 단기간에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오픈소스 활용은 필연적이다. OS는 다른 수많은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동작해야 하는 제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제품 발표회에서 어떤 어떤 오픈소스를 사용했다는 것을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발표에서 ‘수입대체 효과’, ‘국가 경쟁력 강화’와 같은 효과를 강조하다 보니, 다양한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한다는 사실이 ‘자체기술, 국산 OS, 토종 OS’ 개념을 가진 제품 방향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오픈소스 활용을 감추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오픈소스 쓴다고 외국 기술이 아니다. 티맥스OS에 오픈소스를 잘 활용하는 것도 국산 기술이고, 사용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면 기여한 만큼 국산기술이다. 기여를 많이 하다 보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티맥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외부 개발자를 활용할 수도 있다.


tmaxos_effect


아직 시장에 의미 있는 점유율을 가진 오픈소스 기반 OS는 없다. 여러 불완전한 오픈소스를 보완하고 그것들이 같이 잘 동작하게 묶어 통합해서 윈도우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안정적인 OS를 만든다면 그것이야말로 대단한 기술력이다. 물론 수정한 코드를 원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한다면 더욱 환영 할 일이며, 이는 국가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길러내는 대단한 업적이기도 하다. 예전 정부 주도의 ‘아시아눅스’, ‘하모니카 리눅스’와 같은 공개 OS 프로젝트는 많이 실패했지만, 티맥스와 같이 기업이 제대로 된 의지와 전략을 가지고 했을 때 훨씬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발표회 수준으로 하나의 통합된 제품을 만드는 것도 티맥스 정도의 회사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발표할 때 오픈소스와 협업하면서 같이 성장하는 티맥스OS로 개발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발표회였다면, 아직 완성도가 낮은 상태였더라도 많은 개발자의 지지를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OS를 개발한 다는 것은 동굴에서 수백명의 개발자가 시간을 쏟아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외부의 개발자와 협업을 통해서 생태계를 가꾸는 것이 제품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기에 이번 티맥스OS 행사에서 개발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세션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는 이렇게 오픈소스 기반의 통합 OS로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멋진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은 OS이지만, 티맥스OS가 사용하는 오픈소스를 통해 개발자 분들과 소통하고 완성도 높은 데스크톱 OS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메시지를 보내 주었으면 아마 개발자들이 티맥스OS를 지지하고 또 더 나아가 거기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내가 다니는 회사 렘(Realm)은 모바일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회사인데, 대부분 코드가 오픈소스이다. 오픈소스라는 점을 잘 활용 하고 있기에 외부 개발자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제품의 홍보 효과도 얻을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자 채용에도 도움이 되는 등 수 많은 장점을 누리고 있다. 제품 경쟁력의 많은 부분이 오픈소스라는 데서 온다. 티맥스OS도 직접 개발한 모든 부분을 오픈소스화할 필요는 없지만, 사용하고 있는 오픈소스의 장점을 활용하면 개발자들에게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 이는 티맥스OS 주변 생태계의 발전을 통해 완성도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술적으로 성공한 오픈소스 기반 OS가 되기 위해서는 티맥스OS가 오픈소스 비즈니스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개발자들의 기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번 발표에서는 오픈소스와 비즈니스의 관계에 대한 이해도,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도 부족해 보였다. 티맥스OS가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데도 말이다. 오픈소스를 잘 활용해서 한국사람이 대부분인 티맥스가 성공적인 OS 제품을 만들어 낸다면 그것이 정말 ‘토종 OS’이며 ‘국가 경쟁력 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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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254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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