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서버리스 컴퓨팅, 오픈소스로 승부한다”
2017년 11월 15일 (수)
ⓒ 블로터닷넷, 이지현 기자 jihyun@bloter.net
서버리스 컴퓨팅. 요즘 클라우드 기업이 가장 미는 신상품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람다’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펑션‘, 구글은 ‘클라우드 펑션‘라는 이름으로 서버리스 기술을 내놓았다. IBM도 빠지지 않고, 2016년 12월 ‘오픈위스크’라는 서버리스 기술을 공개했다. 도대체 서버리스가 뭐길래 클라우드 기업이 앞다퉈 투자할까? 마침 오픈위스크의 핵심 아케텍트인 마이클 베렌트 IBM 수석 엔지니어가 지난주 한국을 찾았다. ‘IBM 디벨로퍼커넥트 2017‘에서 서버리스 기술을 소개한 그에게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서버리스 컴퓨팅, 인프라 관리자가 필요없는 세상
일단 서버리스 기술이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자. 서버리스는 서버(server)와 없다는 의미의 접미사(-less)를 합친 단어다. 그렇다고 서버가 진짜로 없는 것은 아니다. 서버를 신경쓰지 말라는 뜻이다. ‘운영체제, 미들웨어, 가상화 등은 신경쓰지 말고 기능만 구현하라. 나머지는 클라우드 기업이 다 알아서 해주겠다.’ 이것이 서버리스의 핵심이다. 기능에 집중하니 기업은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더 빨리 만들 수 있다. 특히 특정 시기나 조건에 함수나 이벤트를 실행할 때면 더 좋다. 함수를 이용할 때만 인프라를 이용하니 비용도 절감된다. 마이클 베런트는 “기존 PaaS에서 오픈위스크로 기술을 옮기니 비용이 90% 수준으로 절감된 사례도 있다”라며 “여기에 애플리케이션 속도는 10배 빨라지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서버리스 기술은 함수 단위로 관리한다. 그래서 서버리스 기술을 FaaS(Function as a Service)라고 부른다. 사실 인프라 뒷단 관리는 원래 엔지니어나 시스템 관리자의 영역이었다. 만약 클라우드 기업이 이 부분을 대체한다면 어떨까. 기존의 직업은 사라지고, 개발 프로세스도 달라진다. 마이클 베렌트 수석 엔지니어는 “인프라 관련 직업이 사라진다기보다 진화할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라며 “기존 인프라 인력을 핵심 차별점을 만드는 다른 역할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버리스는 기존 클라우드, 컨테이너보다 더 높은 추상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추상화란 자동차 기술과 비슷합니다. 우리는 운전 중에 자동차 내부 기술을 공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운전대, 가속페달, 기어 정도 정도를 알고 있으면 누구나 차를 몰 수 있죠.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 치더라도 그 문제가 무엇인지 대시보드에서 볼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인프라 기업은 뒷단의 복잡한 영역을 처리해주고 있습니다. 추상화하는 것이죠. 인프라 관리와 관련된 업무는 이미 달라지고 있습니다. 추상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인프라 기업의 업무가 많아질 것이고요. 상대적으로 사용자가 해야 할 업무는 줄어들 것입니다.”
서버리스 영역의 한계와 해결점
서버리스 기술은 이제 막 시작한 시장이다. 당연히 문제점도 존재한다. 마이크 베런트는 서버리스 분야에서 일관성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관리하는 함수가 10개, 100개가 아닌 수천개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이벤트가 실행될 때 어디서 왜 문제가 발생하는지 파악하는데도 힘들 수 있다. 따라서 모니터링하거나 전체 과정을 관리하는 기술이 좀더 성장해야 한다. IBM도 이러한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논리적인 흐름이나 반복문, 조건문 등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내부에서 연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버리스 기술이 보안에 취약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기업이 코드만 신경쓰면 하드웨어에 대한 통제권을 잃고, 인프라와 연계된 보안을 소홀히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베런트 엔지니어는 이 부분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기존 인프라 관리자 모두가 보안 전문가는 아니었다”라며 “오히려 클라우드 제공업체 안에는 보안 전문가가 존재하고, 보안을 더 잘 관리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운영 시스템의 통제라든지, 라이브러리의 통제권을 더 얻기를 원한다면 서버리스 기술 외에 다른 IBM의 컴퓨팅 기술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라며 “추상화를 줄이고 컨테이너, 가상머신, 베어메탈 등을 섞어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서버리스 기술을 도입하면 될까? 일단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적절하게 서버리스 기술을 배치할 수 있다. 적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마이클 베렌트 엔지니어는 “애플리케이션이 충분히 안정화되고 굳이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할 필요없다면, 기존 기술을 활용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며 “앞으로 기능을 계속 추가하거나 규모가 확장되는 기술이라면 서버리스 컴퓨팅을 도입하면 좋다”라고 설명한다.
“가령 SAP같은 기술이라면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SAP는 굉장히 전통적인 구조를 가졌으니까요. 문화적인 이해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만약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그냥 들어올려서 교체하는 수준이라면 서버리스 기술과는 맞지 않을 겁니다. 만약 제가 영업사원이라면 저는 서버리스에 어울리는 기술 분야를 찾을 것입니다. 데이터 프로세싱, 사물인터넷, 마이크로서비스 부문이 대표적이죠. 보통 서버리스 기술은 애플리케이션 일부를 바꾸면서 시작합니다. 모 아니면 도 식이 아니라요. 점차적으로 확장하는 것이죠.”
오픈소스 기술로 더 빠르게 혁신한다
IBM에선 7천-8천명 정도가 오픈소스 기술을 직·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만큼 오픈소스 기술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IBM 서버리스도 오픈소스 기술 기반이다. 서버리스 서비스 이름 자체는 ‘IBM 클라우드 펑션‘인데, 그 내부 기술은 아파치 오픈위스크다. 마이클 베렌트 엔지니어는 오픈소스 형태로 개발하면서 제품을 더 빨리 개선할 수 있었다고 소개한다.
예를 들어, IBM 고객은 필요한 기능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대신에 깃허브에 요구사항을 올린다. 마이클 베렌트 엔지니어는 “특정 기술에 종속되는 것을 피하고자 오픈위스크를 처음부터 오픈소스 모델로 생각했다”라며 “오픈소스 기술은 기업과 개인 등 다양한 지성을 활용하고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IBM 서버리스를 이용하면 개발자는 이제 고 언어나 C언어 기반으로 컴파일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IBM 클라우드 펑션은 서버 사이드 스위프트를 제공하는데요. 이것도 중요한 차별점입니다. 또한 IBM의 다른 클라우드 플랫폼과 쉽게 통합할 수 있기도 합니다. 왓슨과 서버리스 기술은 동일한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는데요. 지연시간(레이턴시)이 낮아야 하는 업무에 이러한 기술이 적합하죠. 초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이 서비스는 공식 출시 전부터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그만큼 고객은 기능에 집중하고 빠르게 혁신하고 싶어합니다. 서버리스 기술은 앞으로 더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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