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주년/빅데이터]②IT공룡들, 빅데이터 전쟁 점화…승자는?
2012년 05월 28일 (월)
ⓒ 디지털데일리,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모두가 빅데이터를 얘기한다. 최근 빅데이터가 IT업계 새로운 버즈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리딩하는 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은 이미 과거에도 IT업계의 주요 숙제였다. 아울러 흩어진 데이터 속에서 비즈니스 통찰력을 찾고자 하는 노력도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엄밀하게 말하면 '빅데이터'는 갑작스럽게 다가운 시장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누군가에 의해 준비돼온 시작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 IT공룡 기업들을 역시 '빅데이터' 시장에서도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실제로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상상을 뛰어넘는 '빅데이터' 솔루션과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뚜렷하게 차별화된 솔루션이라기보다는 '진화'의 관점에서 눈여결만하다. 이들은 주로 전통적인 데이터 처리 기술에 하둡(Hadoop)과 같은 오픈소스 기술을 더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라클은 3~4년간 추진해 온 ‘엔지니어드 시스템’ 전략을 빅데이터까지 확장시켰다.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최적화해 통합하는 전략으로, 오라클은 엑사데이터, 엑사로직 등 다양한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오라클이 지난 해 11월 출시한 ‘오라클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는 오라클이 빅데이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대표적 상징이다. 이 솔루션은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한 어플라이언스다. ▲오라클 리눅스5.6 ▲오라클 자바 VM ▲하둡(클라우데라 배포판) ▲오라클 R 오픈소스 ▲오라클 NoSQL 데이터베이스 커뮤니티 에디션 ▲마이SQL 스탠다드 에디션 ▲오라클 빅 데이터 커넥터 등이 포함돼 있다.
오라클은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가 엑사데이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강조한다. 오라클이 빅데이터 시장도 관계형 DB를 중심으로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IBM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빅 데이터로 재포장하는 수준을 넘어 빅 데이터 분석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IBM 인포스피터 스트림즈’와 ‘IBM 인포스피어 빅인사이트’가 대표적이다.
스트림즈는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데이터를 저장하기 전에 분석하는 기술이다. 센서네트워크 등을 통해 들어오는 분석하고, 필요하면 이후에 저장한다. 예를 들어 온타리오 병원은 스트림즈를 통해 미숙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다.
‘빅인사이트’는 일반 기업이 하둡을 좀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하둡의 일반 기능에 관리 툴, 워크플로우, 프로비저닝, 보안, SQL 기능 등을 추가했다. 일반 기업의 IT담당자들은 하둡과 같은 최신 기술에 익숙치 않고, 오픈소스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IBM 빅인사이트가 중간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준다.
오라클이나 IBM에 비해 데이터 관리 영역에 중점을 두지 않았던 HP나 SAP도 빅데이터 시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통적인 스토리지 기업인 EMC는 빅데이터 시대를 준비하며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났다. 분석용 DB인 그린플럼을 인수했고, 아파치 하둡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그린플럼 하둡을 개발했다. 그린플럼 맵R(MR)도 내놨다. 비정형, 대용량 데이터 저장을 위해 아이실론을 인수하기도 했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부문을 크게 강화하고 있는 HP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업체 버티카와 검색엔진 업체 오토노미를 잇따라 인수해 주목을 끌었다. 버티카는 정형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도구고, 오토노미는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HP는 이를 통합해 ‘인포메이션 옵티마이제이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SAP는 인메모리를 빅데이터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데이터를 모두 메모리에 저장해 두고 분석하는 기술인 HANA를 통해 실시간 분석을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SAP HANA는 값비싼 메모리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한다는 점 때문에 수십, 수백 테라바이트를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SAP는 대신 사이베이스 인수를 통해 ASE나 IQ와 같은 데이터관리 플랫폼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외에 테라데이터나 SAS와 같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분야의 기업들도 빅데이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테라데이터는 하둡과 유사한 빅데이터 관리 플랫폼인 애스터데이터를 인수했다. SAS는 인메모리 분석기술을 적용한 SAS 레이저 애널리틱 서버를 선보였다.
IDC에서 비즈니스 분석 솔루션 연구부문을 맡고 있는 댄 베셋(Dan Vesset) 부사장은 "대형 IT 기업과 신생기업들이 고객 및 시장점유율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빅데이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기술을 구입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하여 운영 효율을 개선하고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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