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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오픈소스 벤처기업이여, 제2의 레드햇이 되려 하지 말라

OSS 게시글 작성 시각 2014-02-21 14:20:00 게시글 조회수 3310

2014년 02월 21일 (금)

ⓒ ITWorld, Simon Phipps | InfoWorld



벤처 투자 업계는 언제나 지금의 수백만 달러를 수억 달러로 불려줄 기업을 애타게 찾는다. 그중 상용 소프트웨어 기업에만 투자해 돈을 번 업체라면 아마 오픈소스는 큰돈을 버는 데는 신통치 않다고 결론 내렸을 것이다. 반면 앤드리센 호로위츠 VC(Andreessen Horowitz VC)와 전직 젠소스(XenSource) CEO인 피터 레바인처럼 오픈소스 플랫폼을 이용한 사업을 통해 부자가 됐다면, 오픈소스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오라클 같은 막대한 부를 챙길 수는 없을 것이다. 리눅스와 GNU의 자산을 이용해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시장기회를 잡아 부자가 된 레드햇 정도도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레바인은 최근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가지 결론 모두 오픈소스가 점점 성숙하면서 틀린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오픈소스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오픈소스를 상업화하지 않으면서, 오픈소스에 공헌하고 혁신을 실현하는 것이다. 상식적이지 않다고 들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런 일들이 스퀘어(Square), 링크드인,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같은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들 회사 중 어느 곳도 소프트웨어를 팔지 않는다. 플랫폼조차 팔지 않는다. 대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고, 전 세계 개발자들이 쓰고 싶어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이들 업체는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단지 현재 사용하는 코드에 대한 기득권을 가진 채 버그를 수정하고 새 기능을 추가할 뿐이다.

똑똑한 개발자들은 본래 프로젝트에 분기해 자체적으로 코드 포크(fork)를 유지하는 것보다 본래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안다. 실제로 그들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는 이를 '선물 경제’(gift economy)라고 부른다. 오픈소스 개발자들에게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많은 사람이 코드를 사용하고 유지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필자는 ‘오픈소스로 비즈니스를 하려면 '업스트림’(upstream, 코드의 최초 창시자 혹은 최종 패치가 이루어지는 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믿음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은 버전 관리 분산화 시대다. 기트(Git), 포크, 풀 리퀘스트(pull request)가 일반화되면서 업스트림이라는 강력한 개념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 대신 모든 개선된 코드는 가장 발전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모인다. 만약 그것이 원조 프로젝트라면 아마도 ‘업스트림' 개념에 가장 가깝겠지만, 기본적으로 오늘날의 '기트 시대'에는 다양한 피어(peer)와 코드가 곳곳에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구상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마스터 업스트림’이라면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다. 오픈소스에서는 독재자가 아니라 가장 선호되는 협력자가 될 때 가장 큰 이익을 취할 수 있다. 물론, 그냥 그냥 먹고 사는 것이 목표라면 기술 지원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분산된 연구개발 커뮤니티의 일부가 돼 커뮤니티의 다른 구성원들이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가능하다면 자신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프로젝트에) 다시 기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버그를 수정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오픈 커뮤니티 세계에서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개발한 코드를 가져다 사용한다. 이른바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유연성이다. 반면 특정 표준이나 법적인 합의 등을 요구하며 이 유연성을 제한하려고 하면 아무도 그와 새로운 성과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규정된 라이선스 대로 코드를 받은 후 ‘그를 배제한 채’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축해 새롭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그래서 벤처투자 업계가 종종 오픈소스 벤처기업에 요구하는 것들은 오히려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쫓아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오라클 같은 회사가 될 재목을 찾는 투자 업체는 그들의 성장에 상한선을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한 커뮤니티는 일부가 그 코드로부터의 직접적인 수익을 위해 참여하기도 하겠지만, 커뮤니티 전체는 다양한 참가자들의 조합이다.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동기가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커뮤니티 외부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 나간다.

커뮤니티에는 사업 모델이 없다. 사업 모델은 기업의 영역이다. 몇몇 참여자의 돈을 벌기 위해 참여한다고 해도 이 때문에 손해를 입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커뮤니티 자체는 공통의 관심사를 추구하는 모임일 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다.

이는 최근의 가장 큰 신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지배적인 회사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트위터의 부트스트랩(Bootstrap), 페이스북의 오픈 컴퓨터(Open Compute), 스퀘어의 피카소(Picasso), 오픈스택(OpenStack) 프로젝트 등은 각자 자체적으로 시장을 형성했다. 프로젝트 설립을 지원한 기업들은 각 프로젝트가 만들어낸 혁신을 이용해 큰 이익을 보고 있지만, 커뮤니티의 누구도 수억 달러 소프트웨어 사업이라는 기준으로 커뮤니티의 성공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레바인을 뛰어 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의 비즈니스는 '서비스로서 오픈소스’도 아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오픈소스가 더 성숙해야 가능하다. 미래의 기업은 오픈소스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오픈소스로 가능해진 혁신을 통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이나 오라클, 심지어 레드햇 같은 기업이 됐느냐 여부는 오픈소스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부적합하다. 대신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오픈소스 코드를 작성했고 그 성과가 세상에 영향을 미쳤는가, 얼마나 광범위한 분산형 연구개발팀을 구축했는가, 얼마나 많은 기업이 그 시스템 아키텍처를 도입해 사용했는가이다.

오픈소스의 유연성이 근본적으로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떤 목적으로든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소스코드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를 원하는 대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핑계로, 단지 돈을 위해 이 4가지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면, 그것은 미래의 성장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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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www.itworld.co.kr/news/86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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