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앞장선 오픈소스 프로젝트

 

- 이지현 IT전문기자(j.lee.reporter@gmail.com) -

코로나19 발생 초기 우리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됐던 서비스가 있었다. 공적 마스크 정보를 보여주는 지도. 확진자 정보를 정리해준 각종 사이트들이다. 지금도 비슷한 서비스는 전 세계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데 힘이 되고 있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은 과거 코로나 관련 기술은 위치 정보, 통계 등 데이터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기능이 많았다면 요즘은 하드웨어부터 예측 도구까지 그 범위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 안에는 다양한 오픈소스 기술들이 있다. 오픈소스는 공공성이 강한 분야이고 참여에도 국경의 제한이 없으니 요즘 같은 시기에 더욱 활용하기 좋은 기술이다. 공중보건 분야 속 오픈소스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우리가 배울 부분은 없는지 한번 알아보자.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앞장선 오픈소스 재단

오픈소스 커뮤니티 중에서도 재단을 설립하고 기술을 관리하는 곳이 있다. 재단은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라이선스를 규정하거나 문화, 교육, 후원 등을 지원해 오픈소스 생태계를 건강하게 성장시켜준다. 전 세계에는 그러한 재단 형태의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많은데 그 중 리눅스재단,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GNU), 모질라 재단의 경우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눈에 띄는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다.

 

· 리눅스 재단

먼저 리눅스 재단은 2020년 7월 ‘리눅스 재단 퍼블릭헬스(Linux Foundation Public Health, LFPH)1)’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시스코, IBM, 텐센트 등이 후원하는 LFPH에선 오픈소스 기술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LFPH가 만든 기술로는 ‘코비드 쉴드(COVID Shield)2)’, ‘코비드 그린(COVID Green)3)’, ‘헤럴드(Herald)4)’가 있다. 세 프로젝트 모두 모바일 앱 기반으로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고 관련 접촉자에게 스마트폰 알림을 주는 기술을 제공한다. 이때 코비드 쉴드는 스포티파이 개발자들이 캐나다 정부와 협업해 개발했으며, 코비드 그린은 아일랜드 정부의 요청을 받은 오픈소스 기업 ‘니어폼(NearForm)’이 만들었다. 두 기술은 GAEN(Google Apple Exposure Notification) 시스템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LFPH 내에서 GAEN 기술 방향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헤럴드 프로젝트는 GAEN 시스템을 쓰지 않고 알림을 제공하는 기술이며 VM웨어, 호주 정부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5) LFPH 기술은 주로 북미나 유럽에 있는 정부당국이 많이 이용했는데 이를 통해 기술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LFPF 코로나 확진자 관리 앱

[사진1] LFPH 재단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코로나 확진자 관리 앱(출처 https://www.linuxfoundation.org/resources/publications/linux-foundation-annual-report-2020)

 

LFPH가 최근 투자하고 있는 분야는 보안이다. 코로나 확진자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활용되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은 비영리 보안 연구기관인 ISRG와 함께 하고 있으며 코로나 관련 앱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6) 추가적으로 ‘코비드19 크리덴셜 이니셔티브(Covid-19 Credentials Initiative)7)’라는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여기서는 환자 의료 정보나 백신 접종 관련 정보를 인증하고 보호하는 기술을 다룬다. 이외에도 온라인 포럼을 운영해 전 세계 보건당국 담당자들이 기술적인 조언이나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은 ‘GNU 헬스(GNU Health)8)’라는 프로젝트를 오래전부터 운영 중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GNU 헬스 임베디드(GNU Health Embedded)’라는 제품을 추가 개발했다. GNU 헬스에선 주로 공공보건에 도움이 될 만한 의료계 데이터 관리 및 분석 기술을 연구한다. 작년에 공개한 GNU 헬스 임베디드는 환자 동선을 파악해주는 도구로 현재 퍼져있는 기술이 구글과 애플 플랫폼에 종속적인 점을 주목해 이를 탈피하고자 노력했다. 기술은 라즈베리파이와 오픈수세(openSUSE)같은 오픈소스 기술로 구성됐으며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특히 강화했다. 재단은 이 기술이 인터넷 연결 없이 이용 가능하며 대학이나 의료 연구기관에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모질라 재단

모질라 재단은 직접 만들기보다는 ‘COVID-19 솔루션 기금(COVID-19 Solutions Fund)’이라는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원자는 오픈소스 디자인,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형태로 코로나 해결책을 만들고 프로젝트 선정 시 최대 5만 달러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작년 한 해 30개국에서 163개 프로젝트가 접수됐다고 한다. 최종 선정된 프로젝트에는 인공호흡기9)나 페이스 쉴드(안면 보호도구)10)11)를 오픈소스 디자인 형태로 개발한 프로젝트와 교도소 내 코로나 확진자를 예측하고 관리해줄 수 있는 시스템12)이 있었다. 또 오픈소스 기반 의료관리 기반 시스템13)과 식품 관리 시스템14)도 COVID-19 솔루션 기금 대상자로 선정됐다.

 

‘레시디비즈’ 프로젝트

[사진3] 모질라재단에서 솔루션 기금을 지원받아 개발된 ‘레시디비즈’ 프로젝트.

교도소 내 코로나 확진자를 수를 예측하고 관리해주는 기술이다. (출처 : https://www.recidiviz.org/covid)

 

· 패스체크 재단

코로나19 때문에 새롭게 생긴 오픈소스 재단도 있다. ‘패스체크 재단(PathCheck Foundation)15)’이다. MIT에서 설립된 이 재단은 LFPH처럼 초기에는 코로나 확진자 관리 및 동선 파악 모바일 앱을 만드는데 투자했으며 현재는 백신 접종 관리 앱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 만든 백신 접종 앱은 QR코드를 활용하며 환자에겐 접종 약 정보, 일정, 주의 사항 등을 제공하고 정부 당국에는 접종자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탑재했다. 또한 개인정보를 암호화하고 신뢰성을 높이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백신 앱은 아직 미국 정부가 공식 이용하는 서비스는 아니며 대안 기술로 제시하기 위해 여러 대학이 협업해 오픈소스로 만들었다고 한다.

 

코로나19 관련 오픈소스 웹과 데이터 기술의 성장

코로나19는 깃허브에서 활동하는 개인 개발자의 관심사도 변화시켰다. 작년 깃허브가 공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었던 프로젝트 주제에 코로나19(COVID-19)가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신규 사용자 유입이 많았다.16) 또한 코로나19 관련 깃허브 리포지토리는 1만1700개 있었으며 해당 기술에 38만명이 기여자로 활동했다. 깃허브는 이 중 상위 인기 리포지토리 10개를 따로 공개했는데 9개가 자바스크립트 관련 모듈이나 라이브러리였고17) 나머지 하나는 DB 관련 프로젝트였다. 코로나19 관련 프로젝트 상당수가 통계정보를 가져오고 이를 웹 페이지로 불러와 시각화해주는 경우가 많기에 자바스크립트 기술들이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개발자 외에 교육 및 데이터 관계자들이 깃허브에 많이 유입됐다는 통계도 존재했다. 즉 코로나19 사태가 다양한 사용자를 오픈소스 커뮤니티로 이끌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데이터 관련 기업들은 코로나19 관련 연구자들을 위해 오픈소스 기술을 내놓기도 했다. 예를 들어 오픈소스 기반 그래프 데이터베이스인 ‘네오포제이(Neo4j)’ 커뮤니티에서는 기업과 연구기관의 후원을 통해 ‘코비드 그래프(CovidGraph)18)’를 출시했다. 오픈소스 형태인 이 서비스에는 13만 개가 넘는 논문, 통계, 유전자 데이터 등을 통합해 제공하며 관련 연구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시각화하고 분석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아파치 스파크 개발진이 설립해 활약하고 있는 스타트업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도 대규모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 ‘글로우(Glow)19)’를 개발하고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펜실베니아 의과대학은 병원 내 환자 수용인원을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 ‘차임(COVID-19 Hospital Impact Model for Epidemics, CHIME)’20)을 만들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별다른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중환자실 입원상황, 인공호흡기 개수, 입원환자 등 데이터를 입력하면 병실 상황을 예측하거나 시각화해서 볼 수 있으며 병원 관계자와 공무원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차임(CHIME) 예시

[사진4] 차임(CHIME) 예시 (출처 : https://github.com/CodeForPhilly/chime)

 

의료 기기로 확장한 오픈소스 하드웨어

 

마지막으로 하드웨어 분야를 보면, 코로나 사태가 처음 확산됐던 시기 몇몇 국가에선 인공호흡기나 의료인 보호도구가 부족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다. 특히 미국처럼 확진자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늘었던 곳에 의료장비가 부족했는데, MIT는 이를 해결하고자 당시 오픈소스 기반 인공호흡기 ‘이벤트(E-Vent)21)’를 제시한 바 있다. 미국 내 하드웨어 기업들은 여기에 영감을 받았는데, 몇몇 제조 기업 및 디자인 기업들은 서로 연합해 이벤트(E-Vent)를 개선한 ‘스피로 웨이브(Spiro Wave)22)’라는 인공호흡기를 개발했다. 스피로 웨이브는 실제 뉴욕시 안의 병원들이 직접 구매하기도 했으며,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는데에도 성공했다. 벤크나 테크놀로지스(Vecna Technologies)라는 기업도 MIT와 협업해 비슷한 오픈소스 기반 인공호흡기 ‘벤티브(Ventiv)23)’를 제작하고 이후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이 외에도 3D 프린터 제작업체 마크포지드(Markforged)는 페이스 쉴드 디자인 파일을 오픈소스화해서 외부에서 직접 이를 생산하도록 열어두기도 했다.24)

 

※ 참고문헌

 

※ 각주

 

- Open UP -

* 이 기사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Open UP과 이지현 IT전문기자가 공동으로 기획한 기사입니다.

 

Creative Commons LicenseOpen UP에 의해 작성된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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